[아일랜드] 밴트리 (Bantry)
바다가 아름다운 작은 시골 마을. 밴트리.
아침 일찍 집에서 나와 버스터미널로 갑니다.
일기예보에선 날씨가 아주 화창하다고 허세를 부리지만,
그런 격장지계에 넘어가 홀딱 젖기는 싫어 우비도 챙겨 나왔지요.
코크 버스터미널에서 236번 버스를 타고 한참을 갑니다.
조그만 마을 몇을 거쳐 밴트리로 가는 길.
갑자기 먹구름이 몰려와 비를 쏟아 부었으나,
목적지에 도착하자 날씨가 갭니다.
운이 좋아요.
근데 일요일이라 그런지 여행자 정보 센터는 문을 닫았네요.
뭐 조그마한 동네라 굳이 지도가 필요 없긴 해요.
우선 마을을 한 바퀴 쓱 돌아봅니다.
저 멀리 놀이기구가 보이네요.
집 근처의 월미랜드가 생각납니다.
어릴 때 가서 많이 놀았는데 말이에요.
그곳을 찾은 지도 오래되었군요.
한국에 가면 한번 들러봐야겠습니다.
바닷가를 따라 쭉 걸어가면 정원을 잘 가꿔놓은 밴트리 하우스가 보입니다.
아기자기해요.
100계단을 올라가 내려다보는 바닷가 풍경이 썩 괜찮습니다.
밴트리 하우스엔 조그마한 카페도 하나 있는데,
음료와 간식거리를 팔아요.
비가 많이 내린다면, 카페 앞 테라스의 푹신한 의자에 앉아 잠시 비를 피하는 것도 좋겠지요.
이 카페에서 파는 초콜릿이 꽤 맛납니다.
카카오가 70%라서 그리 진하진 않지만 달짝지근한 게 괜찮아요.
자. 이제 밴트리 하우스를 나와 해변을 따라 쭉 걷습니다.
아.
이런 날씨라니.
하늘만 바라봐도 기분이 좋네요.
바닷가에 앉아 짭짤한 공기를 마음껏 들이마셨습니다.
물수제비를 뜨기 좋은 납작한 돌멩이가 여럿 보이는군요.
적당한 녀석을 골라 던져 보았지만 한 두 번 튀기고 물속으로 가라앉습니다.
푸른 바다가 그 돌을 감싸고 어디론가 데려가겠지요?
저도 이곳의 푸른 기운에 이끌려 이리저리 발걸음을 옮겼습니다.
아름다운 하루에요.